자영업자 울리는 새 거리두기 시행 보류

한적한 골목길 안쪽에 작년 6월 마지막 주에 와인바를 오픈하고 별도의 광고 없이 7월, 8월 을 보내고 조금씩 손님이 오려고 할 때 첫 거리두기로 9시까지 영업제한이 있었다. 시작하고 당연히 삼 개월은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그 거리두기가 일 년째 나를 괴롭힐 줄은 꿈에도 몰랐네... 7월부터 6인 이상, 12시까지 영업 풀린다고 해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새로운 직원 충원하고 하려고 했는데 또 새 거리두기 시행 보류라니.... 정말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.

 

 

 

 

1. 첫 거리두기 때 매출 폭락

지금은 오전-오후 /오후-밤까지 오후에 살짝 겹치는 시간외에는 직원 1명씩과 일을 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주셔서 바쁜 날은 무지하게 바쁘고 한가 한 날에는 심각하게 0원 매출을 할 정도로 매출의 기복이 있는 상황이다. 우리 가게는 와인바로 오후 5시 30분 오픈해서 밤 1시까지 영업하는 곳이었는데 거리두기로 9시까지 영업하다가 (10시까지로 늘었지만) 오픈 직원을 9월 초에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겪었었고, 어느 정도 매출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나와 남편이 둘이서 악으로 해왔다.

9시까지 영업이었을 때 손님이 몰리는 상황이라 남편이 혼자 하다가 바빠지면 cctv로 보고 있다가  5분 거리 친정엄마한테 콜을 하고 3살 배기 애를 맡겨놓고 택시 타고 날아가서 도와주고 9시 마감하면 뒷정리는 남편에게 다 맡겨두고 택시도 잡히지 않아 다시 버스 타고 집에 돌아와서 친정엄마를 집에 보내드리는 생활을 하며 안정권으로 올리느라 정말 고생고생을 했다.  남편은 혼자 남아 모든 글라스와, 뒷정리 청소를 하고 나면 새벽 두 시가 넘어 들어왔다.

12월을 기대했으니 12월에 거리두기를 또 시행함으로써 오픈 초기로 돌아간 듯한 0월 매출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.

 

 

 

2. 올해 3월 첫 직원, 5월 두 번째 직원

그러던 우리가 직원 한 명을 쓰게 됐고 고작 5시간 정도 영업으로는 매출의 한계가 있고 직원 한 명의 피로도가 높아서 낮에도 열어보자! 하며 직원을 총 둘을 쓰게 된 상황인데... 문제는 오전 오후로 나눠져 있어서 가게 문을 이틀이나 닫는다는 것이다. 직원은 둘 다 셰프라 메뉴 퀄리티는 더 좋아져서 우리 남편이 이제 할 수 없는 수준이라 다 같이 나와야 운영이 가능한 체제가 되어 버렸다. 우리 남편도 가게 오픈하고 일 년 됐는데 저때 저 삼 개월 만에 몸무게 15kg이 빠졌으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나머지 요일에 우리끼리 여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. 물론 우리에겐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고 조금 덜 벌더라도 지금은 이 아이와 돌아오지 않는 유년시절을 함께 보내고 싶은 이유도 있다. 세 번째 직원을 12시 연장되면 충원할 계획이 있었다. 그래서 한 달 20일 영업을 24-25일 영업으로 늘려보려고 했는데 미리 투자하기엔 델타 바이러스의 위세가 결국 거리두기 강화로 돌아올 것 같아 엄두가 안 난다.

 

 

 

3. 자영업자는 호구인가?

우리 가게는 와인 바이다 보니 낮 매출이 현저히 낮다. 하지만 저녁에 그 짧은 시간의 영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고, 물건 사입도 해야 하니 결국 낮에 직원이 필요한 부분이다. 매출 나올 구조가 못 되는데 내년 최저시급 인상이니 부가세, 소득세 모든 게 다 부담이다. 직원들의 월급보다도 못 가져오는 상황인데, 가게 만드느라 대출 나가는 게 있어 사실 정말 마이너스 소득인 셈이다. 미래를 보고 투자하며 가고 있는데 원래 6개월이면 내 마진이 높아질 거라 생각하고 만들었던 가게라, 일 년이 넘도록 마이너스 상황이 날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든다. 부가세 혜택을 줘야 하지 않나- 어느 정도 매출 규모가 나와야 차 떼고 포떼고 세금도 떼고 내 생활도 할 텐데 고객만족을 시키며 이윤까지 남기기란 참 어렵구나.

 

 

 

6월 결산을 내리고 부가세를 떼 놓아야 하는데 남는 게 없다. 슬프다. 우리 부부의 노동력은 최저 시급은커녕 몸을 갈아 넣고 있는데 누가 언제 알아줄 것인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