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영업 일상일기. 사업아니고 자영업. 직원을 쓰는 구멍가게를 운영 하기란 정말로 어렵고 외롭다. 치열한 삶의 전장터에서 내편에 서 있는 전우가 누군지도 알 수 없고 그저 돈 주면 와서 몸빵해주는 용병들과 함께 하는 기분이랄까. 혼자 있다보면 그냥.... 외로움이 사무쳐서 눈물이 줄줄 난다. 이 기분을 이 느낌을 뭐라고 설명 해야 할까. 정말 고독하고 세상이 무섭다. 어디에든 기대고 싶어진다. 종교가 있음에도 나이롱 종교인이되고 왜 자꾸 무속인들을 찾아가고 싶은 유혹이 드는 걸까.
1.인정하자. 세상에 모두가 혼자 라는 것을.
피를 나눈 자식이 있지만 이 아이도 품 안에 자식 일 테고 독립 후에 본인 삶을 헤쳐나가느라 나와 같은 외로움 두려움을 느끼겠지. 인간이란 그런 것일테니. 내 자식을 걱정하는 것 또한 나의 평생 할 일중에 하나겠지. 가족이라도 내 본질을 다 이해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. 남들은 행복해보이는데 나만 불행한 것 같다 라는 그런 비교의 불행과 외로움이 아닌 그저 삶이 외롭다는 본질. 내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? 그 외로움을 다 사라지게 해줄 행복과 존재 혹은 일이 어디엔가 있고 그걸 충족하는 존재가 있는 것일까? 모르겠다. 세상 많은 사람들의 사랑 받는 연예인들도 외로움에 사무쳐 자살도 하는데, 대체 그 외로움을 행복으로 치환할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. 결국 가족일까? 물론 이 외로움을 뒤로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원동력은 가족이 맞긴하다.
2.전쟁에서 함께 하기로 한 용병들끼리 불만 투성이다.
오합지졸 충성심은 찾을 수 없고, 그저 생계를 위해 나온 이들이 모여있는 삶의 현장은 눈치게임의 연속이다. 하필 동갑이라 서로를 견제하며 겉으로는 서로 협조하는 척 하지만 사장에게는 나를 좀 더 챙기라는 불만 토로와 누가 더 일하네 안하네 말들이 많다. 가게가 아주 바쁘면 이런 불만 나올 일이 없는데 원래 바빠야 할 저녁 영업을 죽여버리니 낮이 좀 더 바빠진 모양새가 되서, 아니 사실은 저녁이 미치도록 한가해서 낮에 혼자 일하는 직원은 불만이 안 쌓일 수가 없다.
사장도 직원들도 다 알고 있지만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이고 별 타개책은 없다. 그저 병신같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야 벌금이라도 때려 맞지 않을 뿐. 진짜 좆같은 세상이고 자영업자와 그 밑의 직원은 가장 큰 희생량이다. 바빠봐 서로 도와주고 서로 으쌰으쌰 하면 직원충원 안하는 사장만 나쁜새끼 되는거지 직원들끼리는 불만이 있어도 서로 돈독해 질텐데.
3.그럼에도 그들이 필요한 병신같은 가게
내 블로그니까 여기에라도 실컷 욕해보고 싶다. 난 코시국에 육아를 해야 하는 엄마이고 내 남편은 자영업자 햇병아리에 직원들은 나이도 많고 말도 지지리도 안듣는데 와주시는 고객분들을 위해 또, 먹이고 입히고 재우며 키워야 할 내 자식을 위해 그들이 필요하다. 이런걸 계륵이라고 하던가.
내 가게 인데 내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다. 더 일하고 싶어도 규제로 일 못하고, 내 가족의 안위가 흔들리는데 그저 바라만 봐야하다니 불합리해. 이 와중에 빚 원금과 이자는 끊임없이 나가는데 말이야.
내 옷 한벌 사본 지 2년이 넘었다. 구멍 난 옷도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며 샌들 끈은 덜렁덜렁 나풀거리는데 누가 내 옷 보겠냐며 한 벌도 사지 않고 2년이 넘어 간다. 이걸 쓰면서도 의류종사자분들께는 또 죄송하네. 나원참
사회는 순환인데 순환고리 하나를 막아버리면 모두가 막힌다는 걸 왜 모르는 걸까. 알면서 그저 우리만 희생하라는 건가. 자꾸 생각을 끄집어 내다 보면 정부가 하는 일에 반감만 쓰게 되서 참 유감이다.
오늘 밤도 참 외롭다. 결국 이 외로움을 참지 못해 마감직전의 마트에 가서 맥주를 왕창 사서 싸들고 왔다. K소울 푸드 아니던가. 술. 할인판매 하는 과자 나부랭이와 먹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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